용역비·부당이득금
사건번호: 2024다282177, 282184
판시사항
<br/> 도급인이 수급인의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도급계약 해제의 의사표시를 하였으나 실제로는 채무불이행의 요건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밝혀진 경우, 당사자 사이에 분쟁이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위 의사표시에 민법 제673조에 따른 임의해제의 의사가 포함되어 있다고 볼 수 있는지 여부(소극)<br/>
판례 내용
전문 펼치기
【원고(반소피고), 피상고인】 주식회사 ○○○건축사사무소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예강 담당변호사 신장수)<br/>【피고(반소원고), 상고인】 △△개발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태일 담당변호사 김성훈 외 2인)<br/>【원심판결】 수원고법 2024. 8. 22. 선고 2023나20330, 20347 판결 <br/>【주 문】<br/> 원심판결의 본소청구 중 손해배상청구에 관한 피고(반소원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수원고등법원에 환송한다.<br/><br/>【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br/> 1. 사안의 개요<br/> 원심판결 이유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따르면 다음 사실을 알 수 있다.<br/> 가. 피고(반소원고, 이하 ‘피고’라 한다)는 광명시 △△시장에 대하여「전통시장 및 상점가 육성을 위한 특별법」에 따른 시장정비사업(이하 ‘이 사건 사업’이라 한다)을 추진하던 중, 2019. 8. 14. 원고(반소피고, 이하 ‘원고’라 한다)와 이 사건 사업에 관한 건축설계 및 도시관리계획(변경) 업무계약을 체결하였다(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 한다).<br/> 나. 피고는 2021. 7. 16. 원고에게 ‘원고의 귀책사유로 인하여 이 사건 계약을 해지한다.’는 취지의 계약해지통지서를 발송하였다(이하 ‘이 사건 통보서’라 하고, 거기에 담긴 피고의 의사표시를 ‘이 사건 통보’라 한다).<br/> 다. 원고는, 도급인인 피고는 수급인인 원고에게 귀책사유가 없음에도 원고가 일을 완성하기 전에 이 사건 통보로써 민법 제673조에 따라 이 사건 계약을 해제하였으므로, 그로 인해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한다. <br/> 라. 이에 대하여 피고는, 이 사건 계약은 도급계약의 성질뿐만 아니라 위임계약의 성질도 겸유하고 있으므로, 피고는 이 사건 통보로써 민법 제689조 제1항에 따라 자유롭게 이 사건 계약을 해지한 것이고, 설령 그렇지 아니하더라도 피고는 원고의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하여 이 사건 통보로써 이 사건 계약을 해제한 것이므로, 원고의 손해배상청구에 응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br/> 2. 원심의 판단<br/>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통보에는 만약 피고의 주장과 같은 원고의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한 해제가 인정되지 않을 경우 민법 제673조에 따라 이 사건 계약을 해제한다는 의사표시가 포함되어 있다고 볼 수 있으므로, 결국 이 사건 계약은 이 사건 통보로써 민법 제673조에 따라 적법하게 해제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단하였다.<br/> 3. 대법원의 판단<br/>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수긍하기 어렵다.<br/> 가. 도급인이 수급인의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도급계약 해제의 의사표시를 하였으나 실제로는 채무불이행의 요건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밝혀진 경우, 도급계약의 당사자 사이에 분쟁이 있었다고 하여 그러한 사정만으로 위 의사표시에 민법 제673조에 따른 임의해제의 의사가 포함되어 있다고 볼 수는 없다. 도급인이 수급인의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도급계약을 해제함으로써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였으나 도리어 자신이 손해배상을 하여야 하는 결과가 된다면 이는 도급인의 의사에 반할 뿐 아니라 의사표시의 일반적인 해석 원칙에도 반하고, 수급인의 입장에서 보더라도 채무불이행 사실이 없어 도급인의 도급계약 해제의 의사표시가 효력이 없다고 믿고 일을 계속하였는데 민법 제673조에 따른 해제가 인정되면 불측의 손해를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대법원 2022. 10. 14. 선고 2022다246757 판결 참조).<br/> 나. 원심판결 이유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의 이 사건 통보에 민법 제673조에 따른 임의해제의 의사가 포함되어 있다고 볼 수는 없다. <br/> 1) 이 사건 통보서에는 ‘원고가 제공한 설계도면에 연면적, 층고, 오피스텔 전용 출입구 등과 관련된 하자가 있고, 원고는 이 사건 사업추진계획 승인 시에 필요한 대관업무를 전혀 하지 않았으므로, 원고의 위와 같은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이 사건 계약을 해지한다.’는 내용만 담겨 있을 뿐, 원고가 일을 완성하기 전에 피고가 원고에게 손해를 배상하고 이 사건 계약을 해제하고자 한다는 내용은 담겨 있지 않다.<br/> 2) 원심은, 피고가 이 사건 제1심에서 ‘원고의 잘못이 채무불이행에 이르지 아니한다고 하더라도 피고가 이 사건 통보를 한 이상 이 사건 계약은 해지·해제되었다.’는 취지로 주장한 바 있을 뿐 아니라 명시적으로 민법 제673조에 따른 해제권 행사를 부정하지 아니한 점, 원고는 피고로부터 이 사건 통보를 받은 후 이 사건 계약에 따른 업무를 더 이상 수행하지 아니하였고, 피고도 이에 관하여 어떠한 이의를 제기하지 아니하여, 이 사건 계약의 효력을 유지하지 아니하겠다는 것 자체에 대하여는 쌍방의 의사가 일치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근거로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피고가 이 사건 통보를 한 후에 비로소 발생한 앞서 본 사실관계나 소송경과만을 근거로 하여, 이 사건 통보에 전혀 포함되어 있지 않은 민법 제673조에 따른 임의해제의 의사와 원고에 대한 손해배상의 뜻이 포함되어 있었다고까지 확장해석할 수는 없다.<br/> 다. 그럼에도 원심은 도급인인 피고가 수급인인 원고의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이 사건 계약을 해제한다는 내용의 이 사건 통보를 하였으나 실제로는 채무불이행의 요건을 갖추지 못하였다고 판단한 뒤,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이 사건 통보에 민법 제673조에 따른 임의해제의 의사가 포함되어 있다고 보고 이 사건 통보로써 이 사건 계약이 적법하게 해제되었다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민법 제673조에 따른 임의해제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br/> 4. 결론<br/> 나머지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의 본소청구 중 손해배상청구에 관한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br/><br/>대법관 노태악(재판장) 서경환 신숙희(주심) 마용주
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법적 효력은 원문이 우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