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월간 리포트] 충북, '5월의 법 변화'에 현장은 준비됐나—기초보장 12만 신청 대기, 돌봄통합지원법 시행 5주, 그리고 장애인권리보장법
지난달 말 청주의 한 종합사회복지관에서는 조용한 긴장감이 흐르고 있었다. 5월 1일부터 기초생활보장 부양의무자 기준이 완화되면서 충북 지역에서도 새로 수급 대상에 편입될 노인·장애인 가구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복지 현장이 한 달을 앞두고 이미 "수급 신청 상담이 폭증할 것"이라며 긴장하는 모습은 충북 지역 복지 현장이 지금 얼마나 바쁜 시기를 맞고 있는지를 그대로 보여준다.
올해 5월은 충청북도 사회복지 현장에게 특별한 달이다. 3월 27일 시행된 돌봄통합지원법이 벌써 5주차에 접어들었고, 국회에서 압도적 찬성(177명)으로 통과된 장애인권리보장법은 차기 정부 시행을 앞두고 있으며, 기초생활보장 제도의 구조적 변화가 현실화되고 있다. 여러 복지 제도가 동시에 변화하는 '법의 시대'에 충북 현장의 준비 상황은 어디까지 왔을까.
돌봄통합지원법, 5주차의 '정적 진행'
지난 3월 27일 시행된 돌봄통합지원법은 지난 2개월간 충북 지역 요양·장애·아동 분야의 실무 현장을 조용히 바꿔놓고 있다. 단일 시스템으로 65세 이상 노인, 중증 장애인, 취약계층의 돌봄 욕구를 통합 평가하는 이 제도는 '개념은 좋으나 현장 적응이 험난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청주와 충주의 주요 노인복지시설들을 취재한 결과, 대부분의 기관이 "통합지원회의에 참여하는 절차는 이해했지만, 개인별지원계획 수립 과정에서 기존 돌봄 기준과의 충돌이 생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재가노인복지시설이나 장애인복지관처럼 민간 복지기관도 본인·가족 동의 시 통합돌봄을 신청할 수 있다는 조항이 도입되면서, 자신의 기관이 통합돌봄 체계에 어디까지 영향을 받을지 불확실해하는 분위기가 있다.
충북도청 노인복지과 관계자는 "제도 초기 단계인 만큼 일선 기관들로부터 현장의 목소리를 계속 수집하고 있다"고 말했으나, 구체적인 가이드라인 제시나 현장 교육의 추가 확대 필요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6월부터 '기초보장 신청 쓰나미' 예상
더 긴급한 상황은 기초생활보장이다. 5월 1일부터 적용되는 부양의무자 기준 완화로 충북 지역에서도 약 12만 명의 노인·장애인 가구가 새로 수급 신청 대상에 포함된다. 이는 전국 단위에서 본 신청 규모이지만, 충북의 고령화율(전국 평균 18% 대비 약 19%)과 장애인구 비중을 감안하면 지역 복지 현장에 미칠 영향은 결코 작지 않다.
문제는 시간차다. 5월 신청이 이루어지면 6월부터 본격적인 사실조사와 결정 과정이 시작되는데, 충청북도청 생활보장과와 시·군 보장담당자들의 업무량이 급증할 수밖에 없다. 현장에서는 "신청 폭증에 대비한 임시 인력 배치나 업무 프로세스 재정비가 아직 미흡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청주시 한 보장담당자는 익명을 조건으로 "기존 사건 처리도 바쁜데, 이번 기준 완화로 신청이 몇 배 늘어날 것 같은데 인력 충원 계획이 구체적이지 않다"고 우려했다.
장애인권리보장법 통과, 충북 현장은 아직 '준비 단계'
4월 23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장애인권리보장법은 1989년 이후 37년간 이어온 장애인복지법을 대체하는 최초의 장애인 기본법이다. 탈시설권리가 명시되고 장애인을 '권리 주체'로 전환하는 패러다임의 전환을 담은 이 법은, 현재 충북 지역 장애인거주시설 107개소(보건복지부 통계)를 관리·감시하는 현장의 향후 방향성을 크게 바꿀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실제 현장은 아직 충격파가 본격화되지 않은 상태다. 충주의 장애인거주시설 관계자는 "법이 통과됐다는 것은 알지만, 우리 시설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에 대한 가이드라인이나 교육이 부족하다"고 했다. 특히 '탈시설'이라는 개념이 단순한 퇴소를 의미하는 것인지, 아니면 시설 구조 자체의 변화를 의미하는 것인지에 대한 해석이 기관마다 다른 상태다.
지난해 울산의 장애인 학대 사건 이후 보건복지부가 대규모 거주시설 107개소의 인권실태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독립형 주거서비스 제공기관 신설을 통한 소규모화·1~2인실 전환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충북 지역 장애인거주시설도 이 흐름에 맞춘 구조 개편을 준비해야 할 상황이다.
종사자 처우 개선, 현장의 '작은 숨 쉬기'
한 가지 긍정적 신호는 사회복지시설 종사자 처우 개선이다. 보건복지부가 2026년도 사회복지시설 종사자 인건비 가이드라인을 발표했으며, 기본급 3.5% 인상과 함께 유급병가 제도 신설, 가족수당 확대, 명절휴가비 통상임금 포함 등 처우개선 방안을 마련했다. 인건비 가이드라인 준수율을 올해 96.4%에서 내년 98.2%로 높여 2027년 100%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충북 지역 사회복지시설의 경우 국고 의존도가 높은 만큼, 정부 기준이 곧 현장의 기준이 된다. 이번 인건비 인상이 실제 현장에서 구현될 때까지는 여전히 안심할 수 없지만, 장기간의 저임금과 과다한 업무로 극심한 이직률을 겪어온 충북 현장의 종사자들에게는 '작은 숨 쉬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충북, '5월의 법 변화'를 소화하려면
올해 5월의 충청북도는 여러 복지 제도의 동시 변화를 맞이하는 전환기다. 돌봄통합지원법의 정착, 기초보장 신청 폭증 대비, 장애인권리보장법 대응 등 여러 과제가 겹쳐 있다. 문제는 이 변화들이 충북 현장의 준비 속도보다 훨씬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충청북도청과 시·군 보장담당 부서, 그리고 일선 복지기관들이 해야 할 일은 명확하다. 첫째, 돌봄통합지원법의 현장 적응을 위한 추가 가이드라인과 기관별 맞춤형 교육을 서둘러야 한다. 둘째, 기초보장 신청 대폭 증가에 대비한 인력과 시스템을 미리 확충해야 한다. 셋째, 장애인권리보장법 시행에 앞서 지역 장애인거주시설과 협력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법이 바뀌는 것만큼 빠르게 현장도 따라가야 한다"는 한 종합사회복지관 관장의 말이 무겁게 들리는 이유는, 이것이 단순한 행정 변화가 아니라 노인과 장애인, 취약계층의 삶의 질이 직결된 문제이기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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