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월간 리포트] 부산, '권리'의 시대 맞이하다—장애인권리보장법 통과 후 현장의 첫 준비

부산 동구 한 장애인거주시설. 지난달 국회를 통과한 장애인권리보장법의 소식이 전해지자 시설 운영진과 사회복지사들은 한참을 고민에 빠졌다. "탈시설권리가 명시됐다는 게 우리 기관 운영 방식을 어떻게 바꿔야 한다는 뜻인가요?" 서너 명이 물어왔다. 10년 만에 제정된 이 법은 부산 현장에도 이제 막 파도처럼 밀려들고 있다.

법 통과 후 부산, '과도기 혼란'의 시작

4월 23일 국회 본회의에서 압도적으로 통과된 장애인권리보장법(찬성 177명, 반대 0명)은 단순한 법 제정이 아니다. 1989년 제정된 장애인복지법을 대체하는 첫 장애인 기본법으로, 장애인을 '복지 수혜자'에서 '권리 주체'로 전환하는 패러다임의 전환을 의미한다. 특히 탈시설권리가 법 조항에 처음 명시된 것은 부산의 장애인정책에 구조적 변화를 강제할 것으로 보인다.

부산시 사회복지과 관계자는 "아직 시행령이 나오지 않은 상황이라 현장에 구체적인 지침을 내리기 어려운 상태"라고 말했다. 법 제정과 실제 현장 적용 사이의 공백—이것이 지금 부산의 장애인복지 현장이 직면한 첫 과제다.

부산에는 현재 대규모 장애인거주시설이 상당수 존재한다. 정확한 통계는 시 차원의 발표가 없지만, 부산장애인총연합회 관계자의 추정으로는 50인 이상 규모 시설이 20개 이상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 시설이 앞으로 어떻게 소규모화되고, 입소자들의 탈시설이 어떻게 지원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색동원 사건'이 던진 질문, 부산도 답해야 한다

4월 초 울산 장애인 학대 사건이 터졌을 때, 부산 장애인 단체와 시설은 긴장했다. 정부가 바로 장애인거주시설 인권강화 종합대책을 발표했고, 범정부 합동대응TF가 구성되었기 때문이다. 부산시도 이에 응하여 관내 대규모 거주시설에 대한 인권실태 점검에 본격 착수한 상황이다.

부산시는 이달부터 ▲거주시설 내 학대 예방 체계 강화 ▲1-2인실 전환 추진 ▲독립형 주거서비스 제공기관 신설 검토를 추진 중인 것으로 확인되었다. 특히 동구, 서구, 북구 등 노후 시설 밀집 지역부터 현장 점검을 진행하고 있으며, 6월 중으로 1차 결과를 정리할 예정이라고 한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우려가 크다. 한 중규모 장애인복지관 관계자는 "소규모화를 하려면 주거 공간과 운영 예산이 필요한데, 부산시 예산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며 "중앙 정부의 재정 지원이 없으면 구호에 그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인건비 인상, 부산 현장의 이중 기대와 불안

올해부터 시작된 보건복지부의 인건비 가이드라인 강화 정책도 부산에는 복잡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2026년 기본급 3.5% 인상, 유급병가 신설, 명절휴가비 통상임금 포함 등의 조치는 좋은 소식이지만, 서울시가 이미 시행 방안을 먼저 발표한 상황이 부산 복지기관들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부산시는 아직 2026년도 구체적인 처우개선 방안을 공식 발표하지 않았다. "중앙 가이드라인을 따르겠다"는 수준의 언급만 있을 뿐이다. 부산지역사회복지실무자협회 회원들 사이에서는 "서울은 이미 추가 인상까지 논의하는데, 부산은?"이라는 질문이 나오고 있다. 정액급식비, 관리자수당 등 세부 항목에서 부산이 서울과 다를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정신건강, 치매 관리—부산도 중장기 계획 필요하다

이달 중앙에서 발표된 제3차 정신건강복지기본계획(2026~2030)과 제5차 치매관리종합계획(2026~2030)도 부산 현장의 시선을 모으고 있다. 급성기 집중치료실 병상 확대, 동료지원인 양성, 정신질환자 주거지원 확대 등은 부산에서 절실한 과제들이기도 하다.

부산정신건강복지센터는 현재 기초정신건강 21개 센터와 함께 위기 대응에 나서고 있지만, 특히 노년층 정신건강 지원과 자살 예방 영역에서는 전문 인력 부족이 만성화되어 있다. 치매의 경우, 부산은 고령층 비중이 높은 지역임에도 치매안심재산관리지원서비스 도입 시기나 구체적 운영 방안이 아직 불투명하다.

한 부산 노인요양시설 원장은 "중앙에서 5년 계획을 발표하는데, 부산시의 세부 로드맵이 나와야 현장에서 인력과 예산을 확보할 수 있다"며 "이달 중으로 부산시 차원의 실행 계획이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기초생활보장 부양의무자 기준 완화—부산 복지대상자 12만 명 새로 포함

이달부터 적용되는 기초생활보장 부양의무자 기준 완화로 부산에서도 약 12만 명의 노인·장애인 가구가 새로 수급 대상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부산시 16개 구·군의 읍면지역 행정복지센터와 통합조사관들은 이미 민원 급증에 대비 중이다.

"한두 달은 상담 전화가 집중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현장의 공통된 평가다. 특히 노후 도시 부산의 특성상 독거노인과 중증장애인 가구가 많아 수급 신청 이후 사례관리 부담도 클 것으로 예상된다.

과도기의 부산, 준비의 시간을 놓치면 안 된다

5월의 부산 복지 현장은 마치 새로운 법제 시대로의 입장을 앞둔 대기실 같다. 장애인권리보장법이 통과되었고, 인건비 가이드라인이 강화되었으며, 정신건강과 치매 관리 5년 계획도 제시되었다. 하지만 부산이 중앙의 정책을 자신의 현실에 맞게 구체화하는 속도는 여전히 더디다.

문제는 이 과도기가 길어질수록 현장의 혼란과 불안은 깊어진다는 점이다. 거주시설 인권강화, 인건비 인상, 정신건강 지원 확대—이 모든 과제가 동시다발로 진행되려면 부산시 차원의 종합 로드맵이 필요하다.

이달 내로 부산시가 발표할 2026년도 복지정책 상세 계획서는 단순한 행정문서가 아니라, 현장의 신뢰를 담는 그릇이 될 것이다. 법은 이미 바뀌었다. 이제 부산은 그 법 위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써야 할 차례다.


복지포커스 편집팀

AI 활용 안내: 이 칼럼은 AI 기술을 활용하여 작성되었으며, 편집팀이 내용을 검토하고 최종 편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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