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은 통과됐다, 이제 현장이 답해야 한다 — 장애인권리보장법 통과 이후의 과제

2026년 06월 04일 | 복지포커스 편집팀


지난달 23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찬성 177명, 반대 0명이라는 숫자가 전광판에 떴을 때 방청석에서 눈물을 흘린 장애인 당사자들의 모습이 여러 매체에 실렸다. 20대 국회에서 처음 발의된 이후 꼭 10년이 걸렸다. 「장애인권리보장법」이 마침내 국회 문턱을 넘었다.

경사스러운 일이다. 그런데 편집팀은 그 눈물의 무게를 조금 다른 방향에서 생각해보고 싶다. 환호는 당연하다. 하지만 법안 통과 이후, 현장은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37년 만의 패러다임 교체가 의미하는 것

장애인권리보장법은 단순한 법률 하나가 아니다. 1989년 제정된 장애인복지법을 대체하는, 말 그대로 37년 만의 패러다임 전환이다. 핵심은 이것이다. 장애인을 '복지 수혜자'가 아닌 '권리 주체'로 본다는 것.

기존 장애인복지법의 틀은 국가가 베풀고 장애인이 받는 구조였다. 이번 법은 그 구조 자체를 뒤집는다. 장애인의 자립생활 권리를 명시했고, 탈시설 권리를 우리 법률 역사상 처음으로 조문에 담았다. 유엔장애인권리협약(CRPD)의 정신을 국내법으로 구체화한 것이기도 하다. 또한 65세 이상 장애인에게 활동지원 서비스 선택권을 보장하는 개정안도 함께 통과됐다. 지금껏 65세가 되면 활동지원 대신 노인장기요양으로 자동 전환되던 구조의 불합리함을 제도적으로 바로잡은 것이다.


그러나 시행까지는 약 2년이 남았다

여기서 현장 실무자들이 반드시 알아야 할 사실이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이 법은 약 2년 후 시행될 예정이다. 즉 지금 이 시점에서는 법적 효력이 발생하지 않는다. 당장 내일부터 지원 방식이 달라지는 것이 아니다.

그렇다면 이 2년이라는 시간은 무엇인가. 하위 법령 정비, 전달체계 재구성, 예산 편성, 인프라 구축을 위한 준비 기간이다. 동시에 현장이 변화에 대비할 수 있는 유일한 창(窓)이기도 하다.

문제는 과거의 경험이다. 우리는 좋은 법이 통과된 후 준비 없이 시행에 돌입해 혼선을 빚은 사례를 여럿 목격해왔다. 법령 정비는 됐는데 예산이 안 따라오고, 예산은 편성됐는데 인력이 없고, 인력은 있는데 매뉴얼이 없는 상황. 장애인 당사자들은 법이 통과됐다는 소식에 기대를 높이지만 현장에서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을 때 느끼는 배신감이 얼마나 깊은지, 현장에 조금이라도 몸담아본 분들이라면 안다.


지금 현장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

공교롭게도, 이 법이 통과된 같은 시기에 '색동원' 사건이 사회적 공분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정부는 범정부 합동대응TF를 구성하고 장애인 거주시설 인권강화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대규모 거주시설 107개소 전수조사, 소규모화·1~2인실 전환 지원 등의 방안이 담겼다.

두 흐름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는 점은 의미심장하다. 탈시설 권리를 법으로 선언한 날, 시설 내 성폭력 사건이 터졌다. 이것은 역설이 아니다. 오히려 이 법이 왜 필요한지를 가장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현실이다. 시설에 모여 사는 구조 자체가 가진 취약성이 다시 한번 드러난 것이다.

그렇다면 현장 사회복지사들은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가. 시행까지 남은 약 2년 동안 해야 할 일이 있다.


현장의 과제: 준비 없는 환호는 위험하다

첫째, 장애 개념의 재정의를 내면화해야 한다. 이 법은 장애를 개인의 손상이 아닌 '환경과의 상호작용'으로 재정의했다. 이는 실천 현장에서 사정(assessment) 방식, 개입 목표, 지원 계획 수립 전반을 바꾸는 문제다. 개념 하나가 달라지면 서류 한 장이 달라지는 게 아니라 실천 철학 전체가 달라진다.

둘째, 탈시설 지원 역량을 지금부터 키워야 한다. 탈시설은 단순히 시설 문을 나서는 것이 아니다. 주거, 의료, 소득, 관계망, 위기 대응 체계가 함께 갖춰져야 가능하다. 지역사회 내 지원 인프라가 빈약한 곳에서 탈시설을 외치는 것은 공허하다. 지금부터 지역 자원 파악과 연계 체계 구축에 나서야 한다. 돌봄통합지원법이 시행 약 2개월을 넘긴 시점에서 지역 통합돌봄 체계와의 연결 고리를 어떻게 만들지도 함께 고민해야 할 과제다.

셋째, 당사자 목소리를 센터에 두어야 한다. 이 법의 가장 큰 정신은 자기결정권이다. 지원 계획을 세울 때 당사자가 주도할 수 있는 구조가 실무 현장에서 실제로 작동하고 있는지 점검해야 한다.


제언: 법 통과는 시작점이다

장애계가 10년을 싸워 얻어낸 이 법이 또 다른 '장롱 속 법률'이 되지 않으려면, 환호 이후의 냉정한 점검이 필요하다. 후속 시행령·시행규칙 제정 과정에 현장 목소리가 반영되어야 하고, 예산이 실제로 확보되어야 하며, 전달체계를 담당할 인력이 역량을 갖춰야 한다.

국회는 찬성 177표를 던졌다. 이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그리고 현장이 그 177표의 무게를 나눠 짊어져야 할 차례다.

법은 통과됐다. 이제 현장이 답해야 한다.


복지포커스 편집팀

AI 활용 안내: 이 칼럼은 AI 기술을 활용하여 작성되었으며, 편집팀이 내용을 검토하고 최종 편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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