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리"와 "현실" 사이—사회복지 현장이 묻는 것
5월이 되자 사회복지 현장이 분주해졌다. 지난달 국회를 통과한 장애인권리보장법, 올해 시행 중인 돌봄통합지원법, 그리고 새로 확정된 5개 분야 기본계획들. 법은 빠르게 현장으로 내려오고 있지만, 현장 실무자들의 목소리는 또 다르다.
"법이 좋은 건 알겠는데, 우리 센터에서는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하지?"
대구의 한 장애인복지관 관장이 던진 질문이 모든 것을 말해준다. 이달부터 정신건강복지기본계획(2026~2030), 치매관리종합계획(2026~2030), 아동정책기본계획(2025~2029) 등이 본격 추진 중이다. 보건복지부는 각각의 계획에서 동료지원인 양성, 치매안심재산관리지원서비스 도입, 아동 국가책임 강화 등 구체적인 과제들을 제시했다. 그 자체로는 현장이 오래 목말라하던 정책들이다.
그런데 막상 현장에 닿으면 상황이 복잡해진다.
서울의 한 노인복지센터 팀장은 최근 한숨을 쉬었다. "돌봄통합지원법이 시행된 지 이제 5주인데, 개인별지원계획을 짜는 것도 버겁다. 그런데 이제 이달부터 치매 주야간보호 이용한도까지 높아진다고? 인력은 그대로인데 어떻게 해야 하나"라는 것. 문제는 단순하다. 정책은 동시다발적으로 쏟아지는데, 현장의 인력과 예산은 제자리인 상황이다.
인건비 가이드라인 수치도 현장에선 다르게 읽힌다. 2026년도 기본급 3.5% 인상, 유급병가 신설, 명절휴가비 통상임금 포함—모두 환영할 정책들이다. 올해 96.4%의 인건비 가이드라인 준수율을 내년 98.2%로 높이겠다는 목표도 있다. 그런데 서울의 장애인거주시설에서 일하는 생활지도원은 "지침은 분명한데, 우리 시설은 여전히 기본급이 최저임금 수준"이라고 말한다. 인건비 가이드라인이 권고사항에 머무는 한, 현장의 처우 격차는 줄어들지 않는다는 뜻이다.
더 근본적인 질문도 나온다. 장애인권리보장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탈시설권리가 법에 처음 명시된 것은 역사적 사건이 맞다. 37년간 유지된 장애인복지법을 대체하는 기본법이 제정되었고, 장애인을 수혜자가 아닌 권리 주체로 본다는 패러다임 전환이 법에 담겼다. 전장연 등 장애계도 환영했다.
그런데 경기도의 한 장애인거주시설 실무자는 현실적 우려를 제기한다. "탈시설을 지원하려면 지역사회의 주거서비스, 활동지원, 의료, 일자리가 모두 준비되어야 한다. 시설을 나와도 혼자 살 수 없는 사람들을 어떻게 지역사회로 내보낼 것인가. 법은 권리를 말하지만, 그 권리를 누리기 위한 사회적 기반은 아직 멀지 않은가"라는 물음이다.
이것이 5월 사회복지 현장의 핵심 갈등이다. 법과 계획은 앞으로 나아가고 있지만, 그것을 현실로 만들 인력·예산·시스템은 충분하지 않다는 느낌. 더 정확히는, 현장의 목소리가 정책 설계 단계에서 충분히 반영되지 못했다는 의심이다.
기초생활보장 부양의무자 기준 완화로 약 12만 명이 새로 수급 대상에 포함되면서 기초자치단체의 상담 신청이 급증할 것이라는 예측도 같은 맥락이다. 복지 확대는 필요하지만, 현장의 인력 증원이 함께 가지 않으면 서비스 품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 모든 것의 중심에는 종사자의 문제가 있다. 처우 개선도 필요하고, 권리 기반 정책도 좋지만, 그것을 감당할 현장의 실무자들이 너무 지쳐 있지 않은가. 인건비 가이드라인도 100% 준수율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여전히 불안정한 노동 환경 속에서 많은 사회복지사, 요양보호사, 생활지도원들이 일하고 있다.
5월의 사회복지 현장은 분명 활기차 보인다. 새로운 법, 새로운 계획, 새로운 지원 체계들. 그런데 그 활기 뒤에는 작은 질문들이 쌓여 있다. 우리는 정말 준비되어 있는가. 권리와 현실의 간극을 메울 수 있을 것인가. 그리고 누가 그 간극을 메울 것인가.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때가 왔다.
복지포커스 편집팀
AI 활용 안내: 이 칼럼은 AI 기술을 활용하여 작성되었으며, 편집팀이 내용을 검토하고 최종 편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