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월간 리포트] 전북, '5대 기본계획' 시대와 정신건강 위기—현장은 '예산과 인력' 앞에서 멈춰 있다

5월이 되자 전북 복지 현장은 일종의 '계획의 홍수'에 빠졌다. 지난달 정부가 잇달아 발표한 정신건강복지기본계획(2026~2030), 제5차 치매관리종합계획(2026~2030), 제3차 아동정책기본계획(2025~2029) 등 5개년 기본계획들이 동시에 현장에 닿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장애인권리보장법이 23일 국회를 통과했고, 돌봄통합지원법은 이미 시행 5주차에 접어들었다. 기초생활보장 부양의무자 기준 완화로 새로 수급 신청을 원하는 도민들도 쏟아지고 있다. 제도적으로는 '권리'와 '통합'의 시대가 열렸다. 그런데 전북 현장의 목소리는 어딘가 피로하다.

지난주 전주시 내 노인요양시설 관리자를 만났을 때였다. "계획은 좋은데, 우리가 해야 할 일의 목록만 자꾸 늘어난다"며 한숨을 쉬었다. 돌봄통합지원법 시행으로 개인별지원계획 수립과 통합지원회의 참여라는 새로운 행정 부담이 생겼고, 동시에 기본계획들은 정신건강 위기 대응, 치매 관리의 고도화, 아동 권익 강화 등 새로운 역할을 각 시설에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가장 시급한 건 정신건강 영역이다. 정부의 제3차 정신건강복지기본계획은 급성기 집중치료실병상 확대와 동료지원인 양성, 정신질환자 주거지원 확대 등을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현장감이 있는 정책들이다. 하지만 전북도내 정신건강복지센터와 정신질환자 생활시설들은 이미 만성적 인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전주시 한 정신건강복지센터 소장은 "동료지원인 양성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구성하고, 회복 단계 이용자들을 위한 주거지원 연계까지 하려면 현재의 인력으로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국비와 도비 지원은 있지만, 이를 받아 실행할 현장 인력의 확충은 여전히 미진하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평가다.

더욱이 전북 지역사회는 인구 감소와 고령화의 이중고를 겪고 있다. 통계청 데이터에 따르면 전북의 고령화율은 전국 평균을 웃돈다. 치매관리 수요는 계속 증가하는데, 제5차 치매관리종합계획이 제시하는 치매안심재산관리지원서비스와 치매관리주치의 전국 확대 같은 사업들은 도시 중심의 인프라 기준으로 설계되어 있다. 농촌 지역이 많은 전북에서 이런 서비스를 어떻게 촘촘하게 공급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전북도청 복지정책과 담당자들도 현실적 어려움을 인정하고 있다. 한 담당자는 "5대 기본계획의 과제들은 모두 수용할 만한 가치가 있지만, 이를 지역 현장에서 실행하려면 단순히 국가 기준을 따라가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했다. 즉, 전북의 인구 특성과 지역 자원을 반영한 맞춤형 로드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었다.

장애인권리보장법 통과 이후 전북 장애계도 기대와 우려가 섞여 있다. 법에 탈시설권리가 명시됐다는 점은 환영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전북도내 장애인거주시설은 여전히 대규모 시설 중심이고, 독립형 주거서비스나 소규모 공동생활가정으로의 전환을 위한 예산과 지원체계가 명확하지 않다. 울산의 장애인 학대 사건 이후 정부가 대규모 거주시설 107개소에 대한 인권실태 전수조사를 추진 중이지만, 전북에서도 이와 동시에 체계적인 인권강화 방안이 수립되어야 한다.

더 바닥에서 보면, 6월부터 시행될 기초생활보장 부양의무자 기준 완화로 새로 수급 신청을 원하는 노인·장애인 가구가 약 12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전북도내 시군 읍면지역의 주민생활보장 담당자들은 이미 수급 상담 문의가 증가하는 것을 체감하고 있다. 실제로 신청이 본격화되면 행정 부담은 가중될 수밖에 없다.

현장에서 필요한 건 '계획의 무게'를 덜어내고 '실행의 현실'을 직시하는 일이다. 정부의 기본계획들은 거시적 방향을 제시하는 데는 충분하지만, 전북처럼 인구 감소와 지역 편차가 심한 곳에서는 각 시군별 실행 계획과 예산 배분이 먼저 명확해져야 한다.

전북도와 시군은 올 하반기 동안 다음을 점검해야 한다. ▲정신건강 서비스 확대에 필요한 인력 배치 계획 ▲농촌 지역의 치매 관리 인프라 확충 방안 ▲장애인 탈시설 지원을 위한 재정 소요와 주거 자원 발굴 ▲기초보장 행정 지원 인력 증원.

계획만으로는 권리가 현실이 되지 않는다. 전북 현장의 피로는 "잘 짜인 계획을 실행하지 못하는 간극"에서 나온다. 이 간극을 좁히는 것이 5월 이후 전북 복지 정책의 진짜 과제다.

복지포커스 편집팀

AI 활용 안내: 이 칼럼은 AI 기술을 활용하여 작성되었으며, 편집팀이 내용을 검토하고 최종 편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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