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 월간 리포트] 세종시, '5개 기본계획' 시대 진입하다—실행 체계 정비가 현장의 과제
지난달 국회를 통과한 장애인권리보장법, 올 초 발표된 정신건강복지기본계획과 치매관리종합계획, 그리고 돌봄통합지원법 시행 5주차. 5월을 맞은 세종시 사회복지 현장은 마치 여러 개의 시간표를 동시에 맞춰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중앙정부가 잇따라 내놓은 5년 단위 기본계획들이 지역 현장에 어떻게 착근하고 있는지 살펴봤다.
중앙정부 5대 기본계획, 세종시는 지금 어디쯤인가
세종시청 보건복지위원회는 지난 4월 정기 업무보고에서 세종시 장애인, 정신건강, 치매, 아동, 그리고 돌봄 분야의 현황을 정리했다.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은 장애인 거주시설과 정신보건 인프라 현황 보고였다.
세종시 장애인거주시설은 현재 7개소(정원 약 250명)이며, 이 중 대규모 시설(50인 이상)이 3개소다. 중앙정부의 인권강화 종합대책에 따라 울산·대구 등 다른 지역에서는 이미 전수조사와 소규모화 로드맵을 발표했지만, 세종시는 아직 구체적 계획 발표 단계에 도달하지 못한 상황이다. 시 관계자는 "5월 중 장애인권리보장법 전담 태스크포스를 구성하고 지역 실행계획을 수립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정신건강 분야는 어떨까. 세종시는 현재 정신건강복지센터 1개, 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 1개, 정신요양시설 2개소를 운영 중이다. 보건복지부가 제3차 정신건강복지기본계획에서 강조한 '동료지원인 양성'과 '정신질환자 주거지원 확대' 사업을 반영하기 위해 세종시는 올해 동료지원인 양성 교육 예산(약 3천만원)을 신규 편성했다. 다만 정신질환자를 위한 독립형 주거지원 시설은 아직 전무한 상황으로, 현장 실무자들은 "중앙 계획과 지역 현실의 간극이 여전하다"고 지적한다.
도심지만의 도전—'신도시 복지 인프라' 의제
세종시만의 독특한 복지 환경도 있다. 행정중심복합도시로 조성되면서 상대적으로 젊은 인구 비율이 높지만, 고령화 속도는 전국 평균보다 빠르다는 통계가 있다. 이는 곧 치매 관리의 긴급성을 높인다.
보건복지부의 제5차 치매관리종합계획(2026~2030)에서 제시한 '치매안심재산관리지원서비스'와 '치매관리주치의 전국 확대'는 세종시 입장에서는 반가운 대책이다. 세종시는 현재 1개의 치매안심센터를 운영 중이며, 올해 추가 조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주야간보호 시설의 경우 여전히 공급 부족 상태로, 관내 장기요양기관 실무자들은 "돌봄 공백이 가장 절실한 문제"라고 호소하고 있다.
돌봄통합지원법, 세종에서는 '준비 중'
3월 27일 본격 시행 후 5주차를 맞은 돌봄통합지원법에 대해 세종시 관계자는 "현재 시 단위 통합지원회의 구성을 완료하고, 6월 중 첫 사례 검토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관내 재가노인복지시설과 장애인복지관 등 민간 복지기관의 참여 의향 조사는 아직 진행 중인 상황이다.
문제는 '순서'다. 중앙정부는 기본계획을 발표하고 법령을 제정했지만, 지역에서는 인력 부족 속에 동시다중으로 여러 사업을 준비해야 한다. 세종시 기초자치단체의 한 담당자는 "장애인권리보장법, 돌봄통합지원법, 정신건강 기본계획 등 각각의 시행 일정과 세부 기준이 다르다 보니 현장 실무가 상당히 복잡해졌다"며 "중앙-광역-기초 간 정보 연계 체계가 더 촘촘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종사자 처우, '세종의 조건'을 보다
2026년 사회복지시설 종사자 인건비 가이드라인 발표 이후 세종시 법정 협의체(세종시사회복지시설협의회)는 지난달 긴급 총회를 열었다. 기본급 3.5% 인상, 유급병가 신설, 가족수당 확대 등은 환영할 일이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세종시는 신도시 특성상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운영비 부담이 다른 지역보다 크다. 또한 인건비 가이드라인 준수율을 2027년 100%에 도달시키겠다는 중앙정부 계획도 "중소 시설의 자체 재원으로는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많다. 세종시청 복지정책과는 "지역 시설의 특수성을 반영한 추가 지원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했지만, 구체적 재정 계획은 아직 없는 상태다.
지금 세종 현장이 필요한 것
5월을 맞은 세종시 사회복지 현장의 가장 큰 과제는 '통합'이다. 돌봄통합지원법 시행, 장애인권리보장법 제정, 정신건강·치매·아동 기본계획 발표—이 모든 것이 동시에 진행되는 상황에서 기초자치단체 실무진은 각 정책의 우선순위를 정리하기도, 인력을 배분하기도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
중앙정부의 정책 발표와 지역 현장의 실행 사이에는 항상 시차가 있다. 그런데 그 시차가 너무 좁아지면, 현장은 '준비'라는 호사를 누릴 수 없다. 세종시 보건복지 담당자들의 말처럼 "정책 간 연계 매뉴얼과 단계별 실행 로드맵"이 중앙정부 차원에서 더 명확하게 제시될 필요가 있다.
동시에 세종시는 신도시의 특성을 반영한 자체 대응 전략도 필요하다. 젊은 인구 유입으로 인한 아동 서비스 수요, 빠른 고령화로 인한 노인 돌봄 공백, 그리고 신도시 특유의 낮은 관계망 밀도는 다른 지역의 경험을 그대로 옮길 수 없다. 기초생활보장 부양의무자 기준 완화(6월 시행)로 신규 수급 대상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세종시의 복지 수급자 지원 체계도 선제적으로 정비돼야 한다.
5개 기본계획의 시대. 세종은 정책을 받아들이는 것을 넘어 지역의 현실에 맞게 재구성하는 '실행 거버넌스'를 갖춰야 한다.
복지포커스 편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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