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 제정만으로는 부족하다—'장애인권리보장법' 통과 후 현장이 묻는 것
10년의 입법 투쟁이 결실을 맺었다. 지난 23일 장애인권리보장법이 국회 본회의를 177명의 찬성으로 통과했다. 1989년부터 37년간 장애인복지 정책을 이끌어온 장애인복지법을 대체하는 첫 기본법으로, 장애인을 수혜자가 아닌 권리 주체로 보장하는 패러다임 전환을 담고 있다. 탈시설권리의 첫 법제화, 유엔장애인권리협약의 국내화—화면상 성과는 뚜렷하다.
그러나 현장 실무자들의 표정은 복잡하다. 기자가 지난주 만난 장애인복지관 관장은 이렇게 말했다. "법은 좋은데, 이게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는지, 우리 조직은 뭘 해야 하는지가 명확하지 않다."
당연한 질문이다. 법 제정 이후에 중요한 것은 세부 시행령·시행규칙이다. 돌봄통합지원법의 전례를 보자. 2024년 3월 제정되었지만, 시행령·시행규칙 공포는 약 9개월이 소요되었다. 그 과정에서 현장은 "제대로 시행될까"라는 불안감 속에서 부분적인 준비만 진행했다. 장애인권리보장법도 같은 길을 걸을 가능성이 크다.
더 중요한 건 예산이다. 탈시설을 명시했지만 대규모 시설 폐쇄와 지역사회 거주 기반을 만드는 데 필요한 예산 규모가 얼마인지, 어떤 단계로 추진될 것인지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실제로 장애인활동지원사 선택권 확대(65세 이상 적용)도 통과했지만, 현장 인력 확충 계획은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본회의 통과는 역사적 성과다. 하지만 그것은 '시작'일 뿐이다. 앞으로 3~6개월 사이에 다음이 나와야 한다: △시행령·시행규칙 공개 △중기 재정 계획 △지자체별 역할 분담 방안 △기존 시설 종사자들의 직무 전환 교육 체계.
특히 지역사회 기반 시설과 기존 대규모 시설 종사자들의 준비 시간을 고려하면, 행정부의 다음 움직임이 얼마나 신속하고 구체적인지가 법의 실효성을 좌우할 것이다. 통과의 환호성이 식기 전에, 실무적 디테일을 채우는 작업이 시작되어야 한다.
복지포커스 편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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