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은 통과, 예산은 어디에"—장애인권리보장법의 현실적 과제
이달 23일 국회 본회의에서 장애인권리보장법이 177명의 찬성으로 압도적으로 통과됐다. 20대 국회 발의 이후 꼬박 10년, 장애계가 염원해온 기본법이 마침내 제정된 것이다. 법문에 처음으로 "탈시설권리"가 명시되고, 장애인을 복지 수혜자가 아닌 권리 주체로 전환하는 패러다임이 담겼다. 37년간 지탱해온 장애인복지법을 대체하는 획기적 입법이다.
그런데 현장의 분위기는 예상과 달랐다. 환영의 목소리도 있지만, 실무자들의 입에서는 자꾸만 같은 질문이 흘러나온다. "그래서 우리는 뭘 어떻게 해야 하는데?"
법이 통과되는 것과 법이 현장에서 구현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탈시설권리는 좋은데, 소규모 주거서비스 기관을 어떻게 확충하나. 자기결정권을 강화하려는데, 65세 이상 장애인에게 활동지원 선택권을 보장하는 그 예산은 어디서 나오나. 거주시설 인권강화 대책도 발표됐지만, 107개소 전수조사하고 독립형 주거서비스 기관을 신설한다는 계획만으로는 부족하다.
현장은 지금 법 제정의 환희보다는 후속 정책과 예산 마련의 불안감 속에 있다. 이는 우연이 아니다. 최근 5대 기본계획(정신건강·치매·아동·장애·노인)이 잇달아 발표되면서, 현장은 '정책의 홍수' 속에서 '자원의 한계'를 절감하고 있다. 2026년도 사회복지시설 인건비 가이드라인 준수율을 98.2%로 높이겠다는 목표도, 대규모 거주시설 107개소 인권실태 전수조사도, 모두 현장 인력과 예산을 전제로 한다.
문제는 이 모든 과제들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장애인거주시설은 학대 예방과 인권강화를 해야 하고, 탈시설을 준비해야 하며, 종사자 처우를 개선해야 한다. 소규모 재가기관은 돌봄통합지원법 시행 2개월여를 앞두고 통합돌봄 신청 절차를 준비 중이다. 청소년·여성폭력 관련 법안도 통과됐다.
이제 정부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법을 만드는 것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장애인권리보장법이 실제 변화로 이어지려면, 구체적인 재원 배분 계획과 현장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 특히 작은 지역 기관, 인력 부족에 시달리는 기관들을 위한 인프라 지원이 절실하다.
"5대 기본계획의 해" 2026년, 법과 현실의 간극을 메우는 것은 입법부가 아니라 집행부의 책임이다.
복지포커스 편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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