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전문가 칼럼

시설에서 지역사회로, 탈시설 전환의 현실적 딜레마

인천 색동원 학대 참사가 발생한 지 수개월이 지난 지금, 우리는 여전히 '시설 패러다임'의 근본적 한계와 마주하고 있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색동원 거주 발달장애인들의 지역사회 자립지원을 위한 추경예산 편성이 논의되고, 전국장애인부모연대가 국회 앞에서 오체투지 시위를 벌이며 발달장애인 돌봄 국가책임제를 촉구하는 상황은 우리 사회가 직면한 탈시설 전환의 절박함을 보여준다.

시설 중심 패러다임의 구조적 모순

색동원 사건은 단순한 개별 시설의 문제가 아니다. 1980년대부터 형성된 우리나라의 장애인 복지체계는 '보호와 수용'을 중심으로 설계되었고, 이는 장애인을 시민이 아닌 '보호받아야 할 객체'로 규정해왔다. 현재 전국 1,500여 개의 장애인 거주시설에는 약 3만 명의 장애인이 생활하고 있으며, 이 중 상당수가 본인의 선택이 아닌 가족과 사회의 결정에 의해 시설에 입소한 경우다.

문제는 시설 운영의 구조적 특성에 있다. 집단 거주를 전제로 한 운영방식은 필연적으로 개별성과 자율성을 제약할 수밖에 없고, 폐쇄적 환경은 인권침해의 온상이 된다. 색동원에서 현재도 남성 장애인들이 생활하고 있다는 사실은 대안 없는 현실의 민낯을 드러낸다. 학대가 확인된 시설에서조차 당장 나갈 곳이 없어 머물러야 하는 상황, 이것이 우리나라 탈시설 정책의 현주소다.

지역사회 자립지원 체계의 공백

발달장애인 부모들이 "자립 체계 구축"을 외치며 아스팔트에 엎드리는 이유는 명확하다. 현재의 지역사회 자립지원 체계는 시설에서 나온 장애인들을 받아낼 준비가 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2022년 기준 탈시설 지원 예산은 전체 장애인복지 예산의 0.3%에 불과했고, 체험홈과 자립생활주택 등 중간 거주시설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지역사회 내 지원서비스의 분절성이다. 주거, 소득, 의료, 돌봄, 사회참여 등 자립생활에 필요한 서비스들이 부처별, 지역별로 흩어져 있어 통합적 지원이 어렵다. 발달장애인의 경우 24시간 지원이 필요한 경우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활동지원서비스는 월 최대 480시간으로 제한되어 있어 실질적 자립이 불가능한 구조다.

현장 실무자들의 딜레마와 정책 과제

탈시설 전환 과정에서 가장 큰 어려움을 겪는 것은 현장 실무자들이다. 시설에서 오랫동안 생활한 장애인들의 지역사회 적응을 지원해야 하지만, 전문 인력도 부족하고 지원 매뉴얼도 미비한 상황에서 개별 사례관리의 부담은 고스란히 실무자의 몫이 된다.

정책 입안자들에게는 보다 근본적인 패러다임 전환이 요구된다. 단순히 시설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지역사회 내에서 장애인이 시민으로서 살아갈 수 있는 통합적 지원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이는 막대한 예산과 장기적 계획이 필요한 작업이지만, 색동원과 같은 참사의 재발을 막기 위해서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

복지 수혜자인 장애인과 가족들에게는 선택권 확대와 정보 접근성 개선이 필요하다. 시설 입소 결정 과정에서 지역사회 자립지원 서비스에 대한 충분한 정보 제공과 상담이 이뤄져야 하고, 탈시설을 원하는 장애인에게는 체계적인 자립준비 프로그램이 제공되어야 한다.

인권 기반 복지 패러다임으로의 전환

색동원 사건 이후 제기되고 있는 추경예산 편성과 발달장애인지원법 제정 요구는 단순한 예산 증액이나 법률 신설의 문제가 아니다. 이는 '보호 중심'에서 '권리 중심'으로, '시설 중심'에서 '지역사회 중심'으로의 패러다임 전환을 의미한다.

UN 장애인권리협약이 강조하는 '지역사회에서 살 권리'는 이제 선택사항이 아닌 필수 권리로 인식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탈시설 로드맵 수립, 지역사회 자립지원 예산 대폭 확대, 통합적 서비스 전달체계 구축, 전문 인력 양성 등이 종합적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특히 2026년 시행 예정인 통합돌봄 정책과의 연계를 통해 장애인 탈시설 지원을 지역 돌봄체계의 핵심 축으로 자리매김시켜야 한다. 농어촌 등 서비스 취약지역에서도 장애인이 지역사회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맞춤형 지원방안을 마련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색동원에서 여전히 생활하고 있는 발달장애인들이 하루빨리 자신이 원하는 곳에서 존엄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우리 사회는 탈시설 정책의 실질적 전환점을 마련해야 할 때다. 이는 단순히 장애인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의 포용성과 인권 의식을 가늠하는 시금석이기도 하다.

복지포커스 편집팀

AI 활용 안내: 이 칼럼은 AI 기술을 활용하여 작성되었으며, 편집팀이 내용을 검토하고 최종 편집했습니다.

공유하기
🤖 답을 못 찾으셨나요?
AI 복지상담에 직접 물어보세요. 법령·지침·사례 근거로 답해드립니다.
AI 상담 시작 →